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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Hygge)라는 생소한 단어 하나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휘게는 덴마크어로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 단란함과 편안한 분위기를 통칭한다. 휘게는 일반 명사이지만 접두사나 접미사로도 많이 쓰인다. 예를 들면 덴마크에서는 주방이나 거실의 아늑한 한쪽 공간에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만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있는데 이 곳을 ‘휘게크록’이라고 한다.
마음을 열고 주고받는 진솔한 대화를 ‘휘게스나크’, 산책을 하거나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쉬엄쉬엄 하루를 보내는 것을 ‘쇤다스 휘게’라고 한다.
한 마디로 ‘웰빙’을 의미하는 휘게라는 말은 혼자서 혹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쉬어가는 덴마크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요새 말로 얘기하자면 ‘일탈하고 즐기는 소확행’ 이라고나 할까. 다시 말해 일상에서 벗어나 즐기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겠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덴마크 국민들의 행복 비결은 바로 여유로운 삶인 ‘휘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016년 덴마크 행복연구소장 마이크 비킹이 발간한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A Little Book of Hygge)’가 영국에서 출간되어 BBC를 비롯한 서구 언론이 ‘휘게’를 소개하면서 그 열풍이 전 세계로 번졌다. 콜린스 영어 사전은 2016년 영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이고 그 다음이 ‘휘게’라고 밝혔다.
휘게 라이프가 일상이 되어버린 덴마크인들에게 집은 아주 특별한 곳이다. 그들은 집을 단순히 먹고 자는 곳 이상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데 집은 바로 휘게의 장소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가족과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취하며 편안함을 느낄 때’, ‘아늑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 때’, ‘양초를 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가 오갈 때 느끼는 행복감’ 등을 휘게라고 표현한다. 이들은 ‘휘게’와 휘게의 형용사인 ‘휘겔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자주 사용한다.
예를 들면 “휘겔리한 시간 보내세요”, “만나서 정말 휘게했어요” 이들의 일상에는 이처럼 휘게가 생활화되어 있다. 휘겔리케이션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는데 휘겔리(hyggeligt)와 베케이션(vacation)을 합성한 안락한 환경에 머물며 여유로움을 즐기는 휴가라는 말이다.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나 자신을 탓하지 않고 나를 사랑하며 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알며 내게 친절해야만 남을 소중히 여기며 친절을 베풀 수 있다. 휘게 라이프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깔려있다. 집안일도 주부만이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이 나누어 한다.
엄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 아이들은 식탁을 차리고 식사 후 설거지는 아빠가 한다. 식사 후에는 티 테이블에 둘러앉아 휘겔리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의 고단함을 서로 위안하며 휘게한다.
유럽인들의 60%가 일주일에 한 번은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하는데 덴마크인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78%가 매주 이런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이는 덴마크인들의 휘게 라이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고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인맥을 형성하거나 의무감으로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하면 이들의 만남의 의미는 우리들과 사뭇 다른 것 같다.
몸과 마음의 치유, 회복을 뜻하는 힐링(Healing)과 인생은 한번 뿐 현재를 즐기라는 욜로(YOLO)라이프는 휘게와 비교해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힐링과 욜로 라이프는 전적으로 내가 중심이 되는 나를 위한 라이프스타일인 반면에 휘게는 나와 타인을 모두 배려한 따스함이 묻어나는 삶의 형태이다.
덴마크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따스하게 불을 밝힌 양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상점에도 식당에도 어둠이 나리면 양초부터 켜고 아늑한 저녁을 맞이한다. 집에서는 가족들과 둘러앉아 식탁에 촛불을 켜고 오붓하게 저녁 식사를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덴마크의 겨울은 오후 3시만 되도 해가 지고 아침에는 9시가 다 되어야 날이 밝는다. 하루 중 해가 떠 있는 시간이 6시간에 불과 하지만 덴마크인들은 긴긴 겨울밤을 캔들로 따사롭게 밝히고 행복하게 보낸다. 소득의 60%를 세금으로 내는 나라지만 누구 하나 세금이 많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없다.
그럼 과연 우리 한국인도 ‘휘게’할 수 있을까.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지만 GDP(국내총생산량)대비 가계부채가 1위이며 행복지수 또한 57위에 불과하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 중 하나로 ‘타인과 비교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한국인은 자신이 필요한 것보다 남들이 얼마나 가졌는지 비교하며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청소년들은 부모와 사회가 기대하는 학교에 가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남과 경쟁하며 살아간다.
한국은 자살률 또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인데도 불구하고 항우울제 처방률은 세계 최하위권에 속한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려워 정신과 치료조차 스스로 마다하고 있다.
행복의 순위가 삶의 가치가 마치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에 따라 달라진 다고 믿는 사람이 대다수인 우리나라 대한민국. 우리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까지 정말 많은 고생을 했고 잘 살기 위해 밤낮없이 쉬지 않고 애써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일과 개인의 삶을 균형 있게 분배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가 휘게하기 위해선 우선 남과 비교하는 마음부터 없애야 한다. 물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부터 소중히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내 주위사람들과 소통하며 여유롭게 천천히 즐기며 살아가면서 우리도 휘게 라이프를 받아들일 때가 온 것이다.
행복의 기준을 ‘관계’, ‘따스함’, ‘친밀함’, ‘평등함’에서 찾아보자. 빨리빨리도 좋지만 오늘 하루를 편안하고 아늑하게 천천히 즐기면서 내 주위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휘게’를 알면 세상 어디에서도 누구나 진정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출처: http://www.sangjomagazine.com/sub_read.html?uid=2437§ion=sc27§ion2=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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